(작가의 글)
표면적으로 보이는 형태와 색깔이 토마토의 전부는 아닐 것임이 분명합니다. 토마토의 내부를 이루는 물질이 외부 모양보다 더욱 중요한 토마토의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자연과 사물들의 아름다움이 겉으로 드러난 현상 속에 존재해 있지 않다는 생각에서 저의 작업은 시작합니다. 부서지고 으깨져서 온전한 모습은 없어지고 겔이나 젤처럼 분화 되어진 모습에서 더욱 토마토의 깊은 향기를 느낄 수 있듯이 속에 감추어진 것들이 오히려 진실에 좀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외적으로 아무 일 없이 정갈하게 잘 정돈되어 있는 모습을 아름다움의 상태로 규정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은밀한 이야기처럼 밖으로 드러내기 싫어하는 요소와 감추고 싶은 속살들이 마치 밀봉된 포장지가 터지는 것처럼 외부로 쏟아져 나오는 순간들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좀 더 진실에 다가가고 사물의 본질과 속성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토마토 안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신맛, 단맛, 짠맛과 더불어 단단하면서도 흐느적거리는 속살들이 한 껍질 속에 존재합니다. 제 작업은 이렇게 여러 이야기가 한 공간 속에서 으깨지고 뒤섞이는 모습들을 형상화하였습니다. 토마토를 깨트리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처럼 그 안에는 솔직함으로 범벅이 된 즐거움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내용들을 일거에 분출 시키는 쾌감은 캔버스 안의 허구를 지나 캔버스 밖의 물질의 세계로 실제감을 더합니다. 매끄러운 평면이라는 틀을 벗어나 돌출된 부조의 새로운 공간은, 캔버스 안의 공간과 캔버스 밖의 공간으로 분리되기도 하고 합해지기도 합니다. 자세하게 묘사된 매끄러운 정물은 손으로 만져도 그 감촉을 느낄 수 없지만, 거친 부조처럼 표현된 터치들은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손으로 만져질 수 있는 터치는 2차원의 평면 속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 실재해 있는 사물로서의 존재입니다.
토마토가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작은 입자, 젤처럼 녹아서 사라진 형태, 으깨진 덩어리들을 토마토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촉감이 존재하는 실제적 표현을 하고자 하였고, 평면이라는 틀 속에 존재하는 회화의 세계를 캔버스 밖의 실제적 공간으로 유도해 냄으로서 새로운 회화적 표현의 가능성을 찾고자 합니다.
정 기 준 丁 基 俊 ( Joung Ki Jun )
- 교육
199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전공 졸업
- 개인전
2021,08 개인전 (인천 아트플랫폼, 인천시 )
2020,11 개인전 (갤러리 가가, 서울시 인사동)
2018,11 개인전 (갤러리 감본, 경기도 부천시 )
2017,06 개인전 (갤러리 이즈, 서울시 인사동 )
-그룹전
2021,11 -인천아시아아트쇼 (송도컨벤시아)
2021,9 -거제 국제 아트 페스티벌 (해금강태마 박물관, 유경미술관 )
2021,9 -여수 국제 미술제 (여수 엑스포장)
2021,4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전 (서울시 인사아트센터)
2021,2 -봄의 에뜨랑제전(여수시 오션호텔 갤러리)
2020,11 -프리드로우전(서울시 인사동 마루갤러리)
2020,10 -사대문전 (전주시 전주한국전통문화의전당)
2020,8 - 미소담전 (서울시 인사동 갤러리루벤)
2020,2 -인디펜던스전 (서울시 양재동 한전겔러리)
2020,1 -9人9色 전(가가 갤러리, 서울 인사동)
2019,10 -사대문전 (전주시 전주한국전통문화의전당)
2019,8 -FAVE COLORS 전(가가 갤러리, 서울시 인사동)
2019,2 -인디펜던스전 (서울시 양재동 한전겔러리)
-수상
1996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