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는 오바마 초상화 미술전시회 (Obama Portraits)로 떠들썩 하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시카고 미술관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에서 6월 18일부터 8월15일까지 2달동안 개최되는 오바마 전대통령 부부의 초상화 전시회 때문이다. 연일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고, 거리에는 포스터와 배너가 나부끼고 있습니다. 밤에는 머쳔트마트의 건물에 오바마 대통령의 초상화가 영상으로 비취지는 등 시민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시카고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만 합니다. 비록 호놀루루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의 인생 뿌리는 시카고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1985년 뉴욕 컬럼바아대 졸업후 시카고로 아주한 이래, 시카고에서 그의 커리어를 쌓았다. 1991년 시카고대 교수, 1996년 시카고 의회 의원, 2005년 연방 상원의원, 그리고 2009년~2017년 대통령을 역임했다. 미쉘 오바마는 사우스 사이드에서 자랐고 가족과 함께 미술관에 자주 방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카고미술관은 32년전에 대통령부부가 첫 데이트를 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바마는 지금은 대통령 퇴임 후 시카고 남부 하이드팍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집은 시카고대학 바로 옆입니다.
전시장에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놀랍니다. 그런데 대체 이게 웬일인가 ? 시카고 미술관 모던윙의 그 넓은 전시실에 걸린 초상화 작품은 단 2점뿐입니다. 케인드 윌리 (Kehinde Wiley)가 그린 오바마 대통령의 초상화는 시카고 상징꽃인 국화에 둘러 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에이미 세랄드 (Amy Sherald)가 그린 미셸 오바마는 희고 검은 드레스 차림입니다. 그리고 초상화를 그린 두 작가는 모두 흑인입니다. 초상화 두점 이외에는 제작과정의 사진 몇점, 완성후 대통령 부부와 작가가 함께 찍은 사진이 전시의 전부입니다.
그렇지만 특별전 입장료 29달러가 아깝다고 억울해 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습니다. 재임동안 우리 소수민족에게 늘 힘이 돼 주었던 오바마 대통령, 그의 존재만으로도 세상은 더 밝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몰려 온 관람객들이 단 두점의 초상화 앞에 길게 줄 서는 것이지요. 초상화를 바라보며 그를 회상하고 칭송하고, 또 눈 감아 기도하는 사람들로 전시실은 북새통입니다. 그는 약자들의 아이콘, 미국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이 초상화는 시카고를 필두로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LA카운티 미술관, 애틀란타의 하이뮤지엄 그리고 휴스턴미술관, 다섯개 도시의 미술관을 순회 전시하고, 2024년 워싱턴으로 돌아 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오바마대통령의 기념관 '오바마 도서관'이 시카고대학 근처 앤드류 잭슨 공원에 건립될 예정입니다.
시카고의 오바마대통령 초상화전 소식을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도 퇴임 후에 국민들의 조롱과 비난을 받거나 교도소에 가는 대통령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퇴임후가 더욱 행복한 대통령,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전임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