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일 변재진 (아트뉴스온라인 대표)
2013년 홍콩전시
무라카미의 밝고 활기찬 작품에는 다채로운 애니메이션 꽃이 활짝 피어있습니다. 또 다른 작품에는 다채로운 두개골들이 묘사되어 있기도 합니다. 각 그림은 다른 테마의 상징적 역할을 합니다. 꽃은 종종 평화와 행복을 의미하지만, 두개골은 죽음과 인생의 유한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가 반대되는 주제별 상징들이 같은 공간을 차지하도록 배치하는 방법에는 매혹적인 균형이 존재합니다.
그의 활기차고 명랑한 캐릭터 외에도, 예술가는 다양한 색채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연주를 하며, 각 상징의 진정한 해석의 출처를 실험합니다. 밝고 매력적인 색으로 표시했을 때 두개골이 덜 위협적으로 보이나요? 더 어두운 색 팔레트의 색으로 표현 했을 때 꽃들이 더 우울한 느낌인가요? 무라카미는 슈퍼플랫 미술 운동 (Super flat art movement) 으로 정통고급예술과 대중예술 그리고 상업 예술의 경계선을 흐리듯 행복과 공포의 경계선 마저도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슈퍼 플랫이라는 용어는 다카시 무라카미가 만든 용어로 일본의 애니매이션과 만화의 열풍에 영감을 받은 일종의 일본 팝아트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시작된 슈퍼 플랫 미술운동은 고급 예술에서 저급 예술,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상업적인 이미지와 메시지 그리고 상업예술 (패션, 제품, 애니메이션 등)에 이르기 까지 소비자 문화 그리고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나타나는 미술을 포괄하는 국제적인 예술현상이 되었습니다. 슈퍼프랫은 전통회화 및 조각 뿐만 아니라 디지털 아트, 그래픽 디자인, 영화, 패션 및 제품 디자인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작업을 통해 순수고급미술과 상업예술 그리고 저급한 예술 사이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허물었다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8년 뱅쿠버 아트갤러리 전시
캐나다에서 열린 그의 첫 회고전에서, 무라카미 타카시는 그의 다채로운 그림과 조각품 55점을 밴쿠버 미술관에서 전시를 합니다. 이 작품들은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30여 년에 걸쳐 무라카미가 예술가로서 진화한 이야기를 총체적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다리를 먹는 문어"를 통해서 슈퍼플랫 미술 운동 (Super flat art movement)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현대 미술가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다카시는 일본 현대미술이 "서구 미술을 심각하게 도용"하고 있다고 일본미술에 대해서 절망하고, 불만족스러워했습니다. 그는 참신하고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개성적인 미술을 만들기 위해 '일본 고유'의 미술스타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고급' 예술의 요소들이 최고라는 것에 대해서 회의를 하였고, 그는 일본의 '저급' 문화, 특히 아니메와 일본 만화, 그리고 오타쿠의 넓은 하위문화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슈퍼플랫 미술운동이란 일본 미술의 평평함, 2차원의 환상이라는 유산이 일본의 만화와 아니메에 들어 있다고 전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 스타일은 표면의 강조와 평평한 원색의 배색이라는 점에서 서구적 접근과는 구별됩니다. 무라카미가 주장한 슈퍼플랫은 사회 계급과 대중의 기호가 '납작해지고', '고급'과 '저급'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평평한 문화를 양산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는 고급미술작품을 봉제인형이나 T셔츠, 슬리퍼 등 일상적인 상품으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하여 미술의 영역을 특권층만이 즐기는 놀이가 아니라 만민이 즐길 수 있는 평평한 문화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초기 레퍼토리에서 나온 작품들을 보완하기 위해, 무라카미는 또한 두 개의 다단화 그림 (multi-paneled paintings)과 전시회를 위한 거대한 조각품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관람객들은 밴쿠버 미술관이 보이는 즉시 건물 정면에 놓여진 대형 공공미술작품 덕택에 무라카미의 미술품을 멀리서도 볼 수 있습니다. 문어 촉수로 둘러싸인 해골이 묘사된 이 작품은 대중을 무라카미의 세계로 끌어들입니다.
방문객들은 무라카미의 웃는 꽃에서부터 상징적인 DOB에 이르기까지 친숙한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팝아트 스타일과 전통과 현대 일본 문화를 혼합한 이 예술가는 루이비통이나 카니예 웨스트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독특한 길을 스스로 개척해 왔습니다. "30년 동안 예술가로서의 무라카미 타카시의 발전을 추적하면서, 문어는 자신의 다리를 먹는다"라는 주제와 문화적인 조건은 그의 예술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한다고, 밴쿠버 미술관의 책임자인 캐슬린 S. 바르텔스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무라카미의 예술에 대한 세심한 연구는 민감한 주제에 대한 사려 깊고 신중한 고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르하츠 (Arhats)로 알려진 불교 승려들의 무리를 묘사하는 그의 최근 그림들이 포함된 것을 예시합니다. 그를 유명하게 했던 팝의 미학(pop aesthetic)에서 벗어나, 이 시리즈는 일본 전통 회화에 대한 표현이 되어 있고, 2011년 후쿠시마 지진과 쓰나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의 이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면 방문객들은 그의 경력의 깊이와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고 30년에 걸친 그의 발전을 보여줄 수 있다. "문어는 자신의 다리를 먹는다"고 수석 큐레이터인 브루스 그렌빌 (Bruce Grenville)은 "무라카미 타카시가 절묘한 장인정신에 대한 헌신과 불교 민속 전통에서 예술 역사,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확대되는 미적 결정과 문화적 영감의 분야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무한한 상상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고 평가합니다. "이 광범위한 전시회는 미디어 문화에서 세계화 그리고 핵전쟁의 위협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일본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에 대해 진지한 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