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이후 세토내해는 급격한 공업화로 바다는 쓰레기로 뒤덮였고, 당연하게도 주민들은 하나 둘 희망 없는 섬을 떠났다. 이런 상황을 극복한 것은 놀랍게도 한 기업가의 열정이었다. 일본의 교육 기업인 베네세 홀딩스의 회장 후쿠타케 소이치로가 예술의 정화력과 힘을 빌려 파괴된 삶과 자연을 되돌린 것이다. 그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섬에 건축과 예술의 거장들을 불러 미술관을 열고, 빈집을 개조해 개성있는 실외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으며, 2010년, 바다의 회복을 기념하고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Setouchi Trennale)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그 후로 세토내해의 섬은 세계적인 예술제로 발전하였고, 전 세계 예술가의 놀이터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 예술제 실행 위원회는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는 처음부터 “바다의 복권”을 테마로 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이 만나고 함께 해 온 세토우치 섬들에게 활력을 되찾아 주고, 세토우치가 지구상의 모든 지역의 희망의 바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예술제 종합 프로듀서를 맡고있는데 후쿠다케 소이치로는 “큰 사회문제가 우리들 앞에 들이 닥쳐 있는 현재. 메시지성이 높은 현대 아트와 마주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 몸을 두는 것으로 인해 진정한 풍요로움, 진정한 행복, 정말로 지속 가능한 사회는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예술의 시작, 나오시마 나오시마는 1917년에 구리 제련소가 들어선 이래로 줄곧 환경오염에 시달렸다. 이러했던 오염된 섬이 예술의 섬으로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후쿠다게 소이치로의 아버지인 후쿠다게 데쓰히코의 정신에서 시작된다. 1985년 후쿠다게 데쓰히코는 나오시마 시장과 함께 "이곳을 어린이를 위한 지상낙원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조성하고자 했다. 이 취지 안에는 사람에 의해서 파괴된 섬을 사람의 손으로 아름답게 만들자는 비전이 담겨져 있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던 후쿠다게 데쓰히코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그의 아들 후쿠다게 소이치로가 그 꿈을 이어받았다. 1992년 미술관과 호텔, 레스토랑을 하나로 접목한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을 열고, 뒤이어 사진 예약제 미술관인 지추 미술관과 동양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우환 미술관을 설립했다. 그 밖에 오래된 민가를 공간 예술로 재탄생시킨 이에 프로젝트와 바닷가에 설치된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호박’과 ‘노란호박’도 눈길을 끈다.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기존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마을 학교와 연계한 참여형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볼거리가 많은 나오시마를 즐기려면 하루는 꼬박 할애해야할 정도다.
상처를 예술로 치유하다, 오시마 오시마에는 우리나라의 소록도처럼 한센병 한자가 강제 수용되었던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1909년에 설립된 국립 요양소 '오시마 세이쇼엔'은 퇴원해도 갈 곳 없는 환자들을 위해 지금도 운영 중이다.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는 환자들의 생활 도구를 전시하거나 요양소 시설을 작품에 활용함으로써 주민들이 방문객과 교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차별에 익숙한 환자들은 예술제를 통해 처음 외부인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올해도 작품을 통해 과거의 슬픔을 보듬고, 주민들과 함께 섬의 밝은 미래를 설계할 예정이다. 특히 네덜란드 아티스트인 크리스티안 바스티안스가 한센병 환자를 주제로 선보이는 영상 작품 '귀중한 짐'이 기대를 모은다. 오시마에 있는 작품은 매월 둘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공개하며, 이메일(info@koebijp)을 통해 사전에 방문을 신청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쓰레기 섬이라는 오명을 벗고 풍요의 섬으로, 데시마 '풍요로운 섬'이라는 뜻인 데시마는 세토내해에서는 드물게 물이 풍부해 예로부터 쌀과 과일 농사가 번성했다. 그러나 인근 도시에서 1975년 부터 15년 동안 이곳에 산업 폐기물을 불법 투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쓰레기섬'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데시마산 농산물이 외면당하자 주민들은 생계 수단을 잃었고, 이에 나비효과로 인구도 점차 감소했다. 그러던 2010년, 후쿠타케 소이치로 회장의 지휘하에 데시마 미술관이 문을 열고. 섬 곳곳에 독특한 설치 작품이 들어서면서 자연도 사람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데시마 섬도 볼거리가 많으니 다카마츠에서 오전에 출발해 반나절에 섬을 돌아보길 권한다.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를 보다 알차게 즐기는 법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공통 티켓인 '패스포트'를 구입하면 더욱 자유로운 예술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지추 미술관과 이우환 미술관을 제외한 모든 작품이 포함되며, 전 시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3시즌 패스포트'와 봄, 여름, 가을 중 한 시즌을 선택해서 사용하는'1 시즌 패스포트'로 나뉜다. 세토내해 고유의 정서를 담은 작품을 여유롭고 마음껏 구경하며 예술과 사람, 그리고 자연의 고귀한 만남을 만끽 해보자. 전시기간 봄 - 4월 14일 ~ 4월 18일 여름 - 8월 5일 ~ 9월 4일 가을 - 9월 29일 ~ 11월 6일 장소 나오시마, 데시마, 메기지마, 오기지마, 쇼도시마, 오시마, 이누지마, 샤미지마(봄 한정), 혼지마(가을 한정), 다카미지마(가을 한정), 아와 시마(가을 한정), 이부키지마, 다카마쓰항 주변(가가와현), 우노항 주변(오카야마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