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미술은 미술관 공간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대중과 직접 소통하고 공감하는 민중의 삶 속의 미술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민감한 주제일 수 있습니다. 비록 공공미술의 주된 목적이 모든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공공 장소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또한 미술작품이 갤러리나 박물관에서 전시되는 것보다 더 많은 대중이 감시하는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공미술 작품에 대한 갈등이나 논쟁은 작품 제작을 위해 선정된 예술가, 설치될 장소, 예술가 작품에 대해 언급한 철학, 또는 단순히 대중이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이해관계자들의 이질적인 견해로 인하여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득과 협의라는 관리적인 측면의 기술도 필요한 분야입니다.
공공미술작품이 놓이는 장소와 예술작품의 관계는 크게 장소우세적 미술, 장소 조정적 미술, 장소특정적 미술, 장소결정적 미술 4가지로 분류됩니다. 장소 우세적 미술 (Site dominant art)이란 작품이 놓일 장소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입니다. 두번째 작품이 놓일 장소에 대해서 최소한의 고려를 한 후에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 장소조정적 미술 (site adjusted art)이라고 합니다. 세번째 작품이 놓일 장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작품의 크기, 주제 등을 작품이 놓일 장소에 맞게 제작을 하는 장소특정적 예술(Site specific art)이라고 합니다. 끝으로 예술작품을 설치하고 나서야 장소의 의미가 결정되고 새로운 장소환경을 창조하게 되는 장소결정적 미술 (Site determined art)이 있습니다. 이처럼 공공미술작품은 설치되는 장소라는 측면에서도 다양한 분쟁과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지구촌 곳곳에서 공공미술작품의 예술성과 대중의 이해관계와 호불호로 인하여 다양한 갈등과 분쟁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장 논란이 되었던 공공미술 작품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울어진 호 (Tilted Arc) 작가 리처드 세라 (Richard Serra)
1981년 미니멀리스트 조각가 리드 세라는 맨하탄의 연방정부 건물의 광장에 악명 높은 17만 5천 달러의 작품 기울어진 호 (Tilted Arc)를 제작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길이가 120피트, 높이가 12피트나 되었고, 광장을 반으로 잘라 보행자들이 보행 시에 길을 우회 해서 가야 하는 불편을 초래하였습니다.지역 주민들은 분노했지만, 세라는 이 작품은 장면을 방해하는 수단이고 "관람객들이 그 자신을 인식하게 되고 광장을 통한 움직임을 알게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소특정적 미술작품은 특정한 장소에 맟추어서 제작한 장소의 역사성과 정체성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 장소를 떠나면 작품 본래의 의미와 개념 자체가 훼손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작품이 놓여진 장소를 떠나게 되면 파괴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법정 논쟁 끝에 법정은 불만을 품은 지역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기울어진 호라는 작품은 해체되었습니다.
이처럼 지역주민의 공공의 권리와 공공미술작품의 예술적 자유가 갈등하여 공공미술작품이 철거되는 사례는 다른 도시에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울어진 호 (Tilted Arc)가 철거된 자리에는 더욱 다채롭고 요란한 녹색 벤치와 관목들로 대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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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 얼마나 좋아 ? (How Ya Like Me Now ?) (1988)
데이비드 해몬스 (David Hammons)
1989년 해먼스(Hammons)는 워싱턴 예술 프로젝트로부터 흑인 문화와 모더니즘에 관한 전시회를 위한 작품 의뢰를 받았습니다. 해먼스는 블르스의 미학 : 흑인문화와 모더니즘(The Blues Aesthetic: Black Culture and Modernism)이라는 전시에 출품 된 7개의 야외설치 작품 중 하나인 지금 나 얼마나 좋아 ? 라는 작품을 출품하였습니다. 작가가 만든 가로 14피트 세로 16피트 크기의 거대한 광고판은 표백된 금발 머리와 파란 눈을 가진 제시 잭슨목사의 백색인화된 사진이었습니다. 랩 가사와 나란히 백인처럼 표백을 한 흑인 정치인의 모습은 대중문화가 흑인 정체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는 것이었지만, 지역의 흑인 젊은이들은 이 작품을 인종차별주의라고 해석을 하고 큰 망치로 파괴했습니다. 그 후 작은 해머가 이 작품의 앞에 설치되어 작품의 일부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트리 (Tree 2014) — 폴맥카시 (Paul McCarthy)
미국 예술가 폴 맥카시 (Paul McCarthy)는 파리의 플레이스 벤데미 (Place Vendôme)에 설치하기 위해서 추상적인 크리스마스 트리 조형물을 만들었지만, 대중들은 이 예술작품을 프랑스인들은 섹스토이의 형상으로 해석을 했습니다. 맥카시는 성적인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예술작품에 낯설지 않지만, 우익 시위자들에게 그의 작품 트리의 이미지가 외설적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파리를 모욕하려 했다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세워지기 전에 필요한 모든 공인기관에 의해 승인을 받았으나, 대중들의 손에 파괴되기까지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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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 기념비 (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 2011년
작가 레이 이킨 (Lei Yikin)
I have a dream 연설 48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비를 제작하는 계획은 처음부터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이전에 마오쩌둥을 조각한 중국인 예술가 레이 이킨 (Lei Yikin)이 중국 화강암을 사용하여 조각품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하였을 때, 인권 운동가들의 분노와 반대가 폭발했습니다. 예술가 길버트 영 ( Gilbert Young)과 많은 사람들이 미국 석재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예술가가 조각상을 만들 것을 요구했지만, 그 작업은 레이 이킨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만들어진 후, 워싱턴 포스트는 이 기념비가 MLK 주니어 (MLK Jr)의 인용구를 지나치게 축약하여 인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작가이자 시인인 마야 안젤로 (Maya Angelou)의 말에 따르면, 이 인용문은 마틴 루터 킹을 "오만한 인물"와 "이기주의자"처럼 보이게 했다고 합니다.
아폴로 파빌리온 (Apollo Pavilion) (1969년)
- 작가 빅터 파스모어 (Victor Pasmore)
1955년, 빅터 파스모어 (Victor Pasmore)는 영국 더럼 카운티 피터리의 건축 디자인 컨설팅 책임자에 의해 현대 미술 작품 주변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에 중점을 둔 실험작업을 시행하는 예술감독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 결과 제작된 아폴로 파빌리온이 개장과 동시에, 지역 주민들은 불평을 하고 그 작업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기하학적인 구조로 설계된 강화된 콘크리트 구조물은 지역 젊은이들의 숙소가 되었고, 낙서에 의해 더럽혀졌고, 점차 파괴되었습니다. 파스모어는 그 낙서가 작품을 인간화 시켰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낙서를 개의치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 주민들은 조각과 그 지역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했고, 2009년에 아폴로 파빌리온은 다시 공개되었습니다. 2011년에, 이 장소는 영국 문화 유산 2등급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교통신호등 (Traffic Light Tree) 1998년
작가 피에르 비비안 (Pierre Vivant)
프랑스 조각가 피에르 비비안 (Pierre Vivant)은 공공미술위원회(Public Art Commission Agency)가 운영하는 공모전에서 이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영국 런던의 카나리 워프 근처의 원형 교차로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빌링스게이트 시장 근처의 다른 원형 교차로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나무는 높이가 8미터이고 75개의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비비안트는 이 나무가 인접한 평면 나무(죽어가는 평면 나무를 대체한 작품)를 모방하기 위한 것이며, 빛의 패턴은 도시의 쉴 새 없는 리듬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운전자들이 교통신호를 실제 도로 교통신호로 혼동했을 때 일어났습니다. 이 대혼란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신호등을 더 추가하였고, 그 후에, 이 장소는 2005년에 최고의 라운드 어바웃 상 (best roundabout)을 수상했습니다.
엔트로파 (Entropa) 2009년
작가 : 데이비드 외르네 (David Černý)
체코 예술가인 데이비드 외르네 (David Černý)는 자신의 공공 예술작품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을 좋아합니다. 엔트로파 (Entropa)는 "많은 사람들을 불쾌하게 했다"는 이유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프로젝트들 중 하나였습니다. 체코가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동안 유럽연합의 모든 회원국에서 27명의 예술가들이 브뤼셀에 전시될 예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도록 하였습니다. 외르네와 조수들은 각각의 EU 회원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묘사한 풍자적인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 작품의 부제는 "고정관념은 파괴되어야 할 장벽" "Stereotypes are barrier to be demolished"이었지만, 이 작품은 EU의 일부 회원국들을 화나게 하고 불쾌하게 만들었습니다.
포에버 마릴린 (Foever Marilyn) 2011년
작가 슈워드 존슨 (Seward Johnson)
26피트 높이의 포에버 마릴린이라는 제목의 설치작품은 마릴리 몬로의 영화 Seven Year Itch에 나오는 마릴린 먼로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묘사한 작품으로 시카고의 매그니피션트 마일의 파이오니어 코트 (Pioneer Court )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비록 이 예술작품이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존이 되었지만, 이 영화가 시카고에서 촬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시카고와 무관 하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조각상은 캘리포니아로 옮겨지기 전에 파손되었습니다.
더티 코너 (Dirty Corner) 2011년
작가 아니쉬 카푸어 (Anish Kapoor)
시카고의 밀레니엄 공원에 위치한 "빈" Bean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공공 작품 "클라우드 게이트"를 제작한 작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니쉬 카푸어 (Anish Kapoor)는 "퀸즈 버자이너 (“The Queen’s Vagina”)로 알려진 그의 예술작품이 베르사유에서 파손되면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 작품은 방문객들이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강철 원뿔 모양의 공간이었고, 반유대주의 구호가 낙서되어 있었습니다. 유대인인 카푸어는 수치심, 공포심, 인간의 편협함의 증거로 낙서를 남기기로 결정했지만 프랑스 관리들은 그가 낙서를 제거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카푸어는 그 낙서를 반달리즘에 대한 "왕실의 반응"이라고 금박으로 덮었다. “royal response” to the vandalism
드림 스페이스 V (Dreamspace V) 2006년
모리스 아지스 (Moris Agis)
대형 설치작품의 달인인 모리스 아지스(Maurice Agis)는 영국 더럼 카운티 리버사이드 파크에 그의 상징적인 화려하고 상호작용적인 작품하나를 제작해달라고 의뢰를 받았습니다. 비극적으로, 작품을 설치한 다음 날, 이 예술작품은 계류장에서 떨어져 공중으로 뒤집혔고, 두 명이 죽고 십여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작가는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불안감을 느낀 아가스는 다시는 그렇게 큰 작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