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뉴스온라인 대표 / 편집인 변재진
킹 로보 (King Robbo)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존 로버트슨(John Robertson)은 1969년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킹 로보는 뉴욕에서 그래피티 작가로 인기를 얻은 후 1980년대 런던의 건물과 기차에 태그를 달면서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1985년 그래피티 아티스트 킹 로보는 Cameden의 유명한 리젠트 운하의 터널에 초기 작품 중에 하나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2006년에는 심하게 손상이 되어서 원본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바람에 손상되고, 사람들이 지나면서 긁고, 스프레이드를 뿌리고, 태그를 붙이고, 낙서를 해서 원본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9년 12월 뱅크시가 그의 그래피티 작업 옆에 로보의 작품을 페인트공이 지우고 있는 모습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뱅크시가 자기 작품에 페인트 공이 자기 작품을 지우고 있는 그림을 그려놓은 것을 알고, 로보가 격분하고 이 세계적인 두 작가 간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이 사건으로 스트리트아트의 대가와 그래피티 아트의 대가의 대결 구도가 되었고, 스트리트 아트와 그래피티 사이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마치 랩 가수의 랩배틀처럼 경쟁자의 치열한 공방이 시작되게 됩니다.
2009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킹 로보가 뱅크시가 그린 그림 옆에 자신의 이름을 그래피티로 그립니다. 오랫동안 그래피티 작업을 하지 않았던 킹 로보가 자신의 오랜만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2010년 : 킹 로보가 그래피트 작품을 남긴지 몇달이 지난 후에 뱅크시는 킹로보의 이름에다 "FUC"를 더해서 킹로보의 이름을 모욕하는 "Fucking Robbo"라는 글을 만들어냅니다. 두 작가 사이에 진짜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2010년 킹 로보는 뱅크시가 쓴 Fucking Robbo라는 글에서 FUC를 지우고 다시 자신의 이름을 회복합니다.
2010년 : 신원미상의 인물이 개입을 해서 두사람의 작품을 모두 검은 색 페이트로 덮어 버립니다.
이것을 지운 사람은 공권력일 수 도 있겠고, 이들의 전쟁을 끝나게 하고 싶었던 사람이 중재를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2010년 7월 : 검은 벽면에 로보가 다시 공격을 합니다. 그는 고양이 옆에 묘비를 그려 놓고 뱅크시의 경력이라고 써놓았습니다. 뱅크시의 경력이 이미 죽었다는 것은 은유하는 그림이었습니다.
2010년 : 또 다시 벽면을 검게 칠하는 사람이 개입을 해서 로보가 그린 그림을 검은색으로 덮습니다.
2011년 1월 : 뱅크시가 금붕어 어항이 있는 거실이 그려진 벽화를 그립니다.
2011년 4월 2일 킹로보는 그의 개인전을 5일 앞두고 계단에서 넘어져 생명을 위협하는 머리 부상을 당하고 식물인간 상태가 됩니다.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당한 지 3년 후인 2014년 45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습니다. 킹 로보의 사고는 공식적으로 우발적인 추락이었다고 발표되었습니다.
2011년 11월 뱅크시는 킹 로보의 원본 작품에 대한 찬사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립니다.
그래피티 전쟁 기간 중에 뱅크시의 작품을 훼손하는 킹 로보의 작품이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몇 년동안 두 예술가는 서로의 작품 위에 그림을 그리는 본격적인 전쟁을 벌였습니다. 채널 4는 2011년 그래피티 전쟁 (Graffiti Wars)라는 두 사람간의 경쟁과 불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하였습니다.